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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

안다는 것, 그리고 프로그래밍.

파르셀수스 2010. 7. 23. 17:58


 프로그래밍 쪽에서는 많이 아는 것과 실제 실력은 반비례한다는 속설이 있다. 실제로 말로 프로그램 하나를 뚝닥 만들어내는 사람은 많은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방법론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단순한 프로그램이라도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고민들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단순히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지 않나?" 라고 한마디만 한다. 실제로 그들은 코딩을 시작하면 막히는 곳이 많아서 버벅이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나름 고수라고 프로그래밍계에서 불리우는 분들 중에는 컴맹이라고 자신을 비하하는 분들이 많다. 운영체제 설치에서도 힘들어서 버벅거리고 커뮤니티에 질답을 남기곤 한다. 그러나 이분들은 프로그래밍 안에서는 자신들의 실력을 십분 발휘한다. 그리고 겸손한게 그들의 특징인 것 같다.

 젊은 시절 스스로 내 자신도 정말 아는 것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했든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많은 것을 알게 되어감에 따라 내가 아는 것이 알아야 할 것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말로만 하는 것보다 직접 그것이 어떻게 만들 수 있는 시도해보는 것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프로그래밍을 배우면서 이미지 처리나 사운드 관련 프로그래밍에서 알게 되는 기초 이론들에서 정말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게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간혹 다른 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한번은 아주 색다른 시도를 해보기도 했다. 결과는 부정적이었지만, 할 수 있었다는 그 한가지로 나에겐 기쁨이었다. 그렇게 위험하지만 알게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왜 윈도우즈 9x가 16비트 운영체제라는 오명이 있는지 이 과정에서 알기도 하는 쾌거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시도로 인해서 키보드보안 프로그램이라는 악성 프로그램들이 벤더들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 악성코드보다도 더 나쁜 프로그램으로 불리우는 이 프로그램들은 SSDT 훅킹을 보안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 보안 플러그인을 판매하는 회사들의 보안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보안 자체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큰 노력없이 단순히 윈도우즈 드라이버 sdk소스를 잠깐보고 구상한 방법론으로 코딩한 것일 뿐이었는데 너무 큰 파장을 일으켜 버렸다.

 가끔 이 악성코드 보다 더 나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웹에서 맞이하면 다른 사용자들에게도 미안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무엇인가 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직접 해보지 않고 그것을 아는 척 하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일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다가 이상한 이야기까지 해버렸다.

 솔직히 내 자신도 모두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해본 것만 알고 있는게 전부이다.

 프로그래밍 세계에서의 속설 중에 또다른 하나가 '자신이 알고 있는 만큼 안에서만 구현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또한 참 수긍이 되는 말이다. 한때, 책한권만 봤으면 쉽게 처리되었을 코딩을 직접 기술한 삽질도 있었던 경험도 있다. '아는 것만큼'이란 말은 정말 참 수긍이 가는 어구인 것 같다.

 요즘은 가끔은 '내가 정말 얼마만큼 알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살짝 들기도 한다.

 더위에 살짝 지친 어느 오후에.